ESG등급이 기업의 고유변동성에 미치는 영향

일명 ‘박스피’라 불리며 2011년부터 2016년까지 오르지도 못하고 떨어지지도 않는 답답한 움직임을 보인 국내 주식시장은 2020년 코로나 위기로 KOSPI 기준 연초대비 -33.7% 하락하는 대폭락 장세를 보였으나 ‘동학개미’라는 별칭까지 얻으며 스마트해진 개인투자자들에 의해
빠르게 회복하여 2020년 연말 KOSPI는 오히려 +30.8% 상승한 채로 마감하였다. 그러나 모든 KOSPI 종목이 고르게 +30.8% 수준으로 상승한 것이 아니라 827개 종목은 상승 마감하였으나 484개 종목은 하락 마감하였다. 또한 변동성(일일 주가수익률의 표준편차) 측면에서는 2012년부터 2019년까지 0.58%~0.97% 사이로 평균 0.89% 였지만 2020년 주식시장의 변동성은 1.78%로 예년에 비해 2배의 변동성을 보였다.

이러한 높은 변동성이 기대수익률과 실제 수익률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 지는 많은 연구들이 행하여져 왔으며 지금도 논란의 여지가 있다. 시장수익률과 시차가 있는 동일가중 고유변동성 간에는 정(+)의 관계에 있다는 연구 결과(Goyal & Santa-Clara, 2003)가 있는가 하면 고유변동성이 높은 주식들이 고유변동성이 낮은 주식들에 비해 낮은 수익률을 갖는다는 연구 결과(Ang, Hodrick, Xing & Zhang, 2006)도 있다. 국내에서도 1990 년부터 2008 년까지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고유변동성과 동일가중수익률 간에는 유의한 부(-)의 관계를 갖는 연구가 있었다(변영태 외,2011). 또한 높은 시장변동성과 기업의 고유변동성은 투자자의 거래행태에도 영향을 미치는 투자정보이기도 하다(이형철, 2021). 주가수익률에 영향을 주는 것은 기업의 재무적 평가요소도 있겠지만 개별기업의 재화와 서비스를 소비하는 소비자이면서 개별기업의 투자자로서 접하게 되는 비재무적 평가요소도 영향을 줄 것이다(이용대 외, 2020).

2013년 대리점 강매 갑질 사태로 대국민 사과를 하는 등 한바탕 홍역을 치른 남양유업은 최근 2021년에는 당사 제품인 ‘불가리스’의 코로나19 예방 효과의 억지 주장으로 소비자들은 남양유업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을 일으키는 등 남양유업에 등을 돌렸다. 이에 견디지 못한 남양유업 창업주 일가는 국내 사모펀드에 지분을 매각하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자 마자 주가가 폭등하는 일이 일어났다. 2015년 폭스바겐은 1,100만대의 자사의 배출가스 테스트 결과를 조작하는 소프트웨어가 설치되었음을 인정했다. 폭스바겐 디젤게이트라고 불리는 배출가스 조작 사건 이후 2주동안 주가는 -43% 폭락하였고 2015년 전세계 차량 판매 실적은 2002년 이후 처음으로 역성장하였다. 2015년 리콜 및 잠재적 수리비용 등으로 162억 유로의 비용을 인식하였고 22년만에 첫 순손실을 기록하였다.

위의 남양유업과 폭스바겐의 사례는 각각 지배구조 이슈와 사회 문제를 다룬 사례로서 기업은 경제적 책임 외에 사회적 책임을 요구 받고 있으며 이에 응하지 않을 경우 소비자와 투자자로부터 철저히 외면을 받게 된다.
특히 최근 주요기업을 중심으로 사회적 책임의 평가요소인 ESG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기업별로 ESG경영위원회 등 ESG관련 회의체 또는 조직을 신설하면서 ESG 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한 기업의 ESG 사업에만 투입하는 조건으로 채권을 발행하여 자금을 조달하는 ESG 채권 발행물량도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본 연구의 목적은 투자자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기업의 비재무적 요소인 환경(Environmental),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 측면의 평가지표가 기업의 고유변동성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 지 연구하는데에 있다. 기존의 연구들은 고유변동성과 주가수익률의 관계를 연구하거나 ESG등급과 기업가치와의 관계를 연구하는 사례가 많았으나 ESG 평
가 등급이 투자자에게 영향력 있는 투자정보로서 제공되고 그 결과 기업의 고유변동성의 안정성을 제고하는 데 영향을 미치는 지 연구한다는 점에서 차별성이 있다고 하겠다. 국내 기업들의 ESG 경영 활동이 확산되고 있고 투자자들도 ESG에 대한 이해도도 높아지고 있어 ESG 등급은 비재무적 평가요소로서의 역할을 키워 나가고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 즉 기업
의 ESG 경영활동에 따라 평가된 ESG 등급은 투자자의 투자결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 기업의 고유위험이라고도 불리는 고유변동성에 안정적인 영향 즉 부(-)의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한다. 또한 ESG 등급의 세부 부문별 영향을 분석하고 그 시사하는 바를 분석하는 함으로써 개별 기업의 ESG 경영 활동에 더 의미 있는 동기 부여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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